실리콘밸리 애플 인턴 취업기-3

아이폰은 쓸 줄만 알았지, 만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버클리에서 박사 과정을 보내는 동안 미국 취업은 생각해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평소와 같이 연구하던 나날들 속에서 갑작스럽게 인턴 기회가 다가왔습니다. 전화 인터뷰와 3번의 면접… 모든 과정들을 공유함으로써 미국으로의 취업을 희망하시는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 면접 준비는?

6월 12일 

드디어 면접이 잡혔고,

이메일과 함께

애플파크 초대장이 전송되었습니다.

 

입장할 때 제출할 수 있도록

Apple Wallet 에 저장을 해두었습니다.

 

미국 회사 면접은 처음이라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막막했는데

기본적으로 박사 퀄시험과

비슷하게 준비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UC Berkeley 는 다른 대학원과는 다르게

  1. 필기시험인 Prelim
  2. 프리젠테이션으로 진행되는 Qual

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Qual 시험 때 발표했던 

내용으로 쉽게 발표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Qual 시험에서

지나치게 복잡한 부분은

다 Appendix 로 넘기고, 

최대한 회사가 관심있어할 내용을 위주로 준비했습니다.

 

따로 스크립트는 작성하지 않았고,

예상 질문 정도는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준비했습니다.

 

복장의 경우,

UC Berkeley 에서 퀄 시험볼 때

정장을 입어야 하나

아니 서부 문화에 너무 오버 같으니 깔끔하게만 챙겨 입어야 하나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요.

 

결국 아무리 서부 캘리포니아라고 해도,

중요한 시험에서는

정장을 챙겨 입는 것이

좋아 보이더군요.

 

또한

그렇게 잘 준비해서 챙겨입었을 때

짧은 시간 동안 형성되는 이미지가

아무래도 좋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장을 오랜만에 꺼내 준비했고,

버클리에서 쿠퍼티노까지 

교통체증까지 고려하여

출발 시간 등을 확인했습니다.

 

면접 복장 같은 경우,

저같이 살짝 고민하실 수 있는데

가장 자기를 잘 보여줄 수 있고,

내가 이 회사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는지를

고민한다면

어떻게 입어야할 지 잘 아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에

정답은 없겠지만

당연히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애플파크에서의 면접

6월 12일 3시에 

면접시간이 잡혔기 때문에

일찍이 출발하여 1시 즈음에 도착했습니다.

 

와이프랑 같이 스타벅스에 도착해서

간단히 커피를 마시면서 발표준비를 했습니다.

 

면접에 조금이라도 늦는 것은 

엄청난 실례이며,

처음 가는 지역에서

의도치 않은 상황이 생길 것을 대비해서

최소 30분 이전에는 도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2시간 전에 

넉넉히 준비해서

카페에서 발표자료를 다듬었고,

1 시간 전인

2시에 카페를 나와 

애플파크로 향했습니다.

 

애플파크가 뭔지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정말 엄청나게 큰 건물이었습니다.

게이트도 여러 개고,

주차장도 많아서

처음 오시는 분들의 경우

최소한 30분 전에는

Guest registration 을 마치시는 게 좋습니다.

 

실제로 애플파크는 

여러 개의 section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로 질러가지 않고

주위를 둘러가면 엄청나게 오래 걸리기 때문에

미리 도착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부담이 덜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Apple Park Visitor Center 에 주차해놓고

registration 을 마쳤습니다.

제가 가야할 section 까지 

3시에 가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소 2시 50분 전까지는

등록을 마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해당 섹션에 도착하면

각 섹션을 담당하는 

staff 가 추가로 registration 을 해주고

바로 직원에게 도착했다는 연락을 주게 되어있습니다.

때문에 굳이 내가 도착했다는 메일을 보낼 필요는 없었습니다.

 

1층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저와 전화 인터뷰한 분이 나오셨습니다.

가볍게 인사하고 

conference room 으로 같이 이동했습니다.

 

conference room 에 도착하니

10 명 정도 앉아 계셨고,

쭉 돌아가면서

이름과 하는 일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은데

애플의 경우

저를 10 명 중에 1명이라도 반대한다면

절대 뽑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면접 당일에는 그 사실을 몰랐는데

붙고 나서 주위로부터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때문에

자기를 억지로 속여서 

면접을 볼 필요는 없지만

위의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면서

모나지 않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노트북을 꺼내

Air Play 로 발표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1시간의 면접 과정

대학원 면접을 봤을 때는

연구실 홈페이지를 통해서

연구실원 이름과 얼굴을 익힐 수 있어서

어느 정도 외우고 갔었는데

 

애플의 경우 

팀 홈페이지가 없기 때문에

그런 정보를 미리 알 수가 없었습니다.

 

10명 정도가 돌아가면서

자기 이름과 하는 일을 소개했다고 말했는데

이 중에는 내 직속 매니저가 있고, 

그 매니저의 매니저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잘 기억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안 그래도 어색한 영어 이름을

다 기억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최대한 기억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가벼운 인사와 소개로 15분 정도 지나고 난 후,

40분 정도 연구 관련 발표를 했습니다.

20분 정도 준비하라고 했지만,

결국 그 사이 사이에 질문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박사과정 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상황은 너무 익숙할테고

학회, 그룹미팅이나 퀄시험에서 다 경험했을 내용이기 때문에

너무 부담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중간 중간 질문들은

비교적 쉬웠고,

워낙 버클리 퀄이나 

리비전 중인 논문에 대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서는 충분히 대비가 된 것이었습니다.

 

제가 여기서 조금 많이 신경썼던 것은…

  1. 애플과 전혀 관계가 없을 수 있는 너무도 specific 한 연구 주제를 (짧은 시간에) 어떻게 팀원들에게 잘 소개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지?
  2. 그리고 중간 중간 나올 수 있는 질문 중에서 이를 어떻게 industry 또는 Apple project 와 잘 연관을 시킬 수 있게 역질문을 할 수 있을까?

였는데요.

 

1번의 경우

최대한 동영상/사진 위주의 내용과

복잡한 식은 Appendix 로 넘기고

질문이 나오면 바로 이를 보여주면서

나의 strong theoretical background 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준비한 연구 영상 등은

팀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줬던 것 같고,

이렇게 되니

돌아오는 질문들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쉬운 질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하나 들면,

연구 과정 중에

실험 테크닉 관련 질문이 들어오면,

이를 바탕으로 

너네 연구에서는 

반대로 어느 정도 스케일의 characterization 을 사용하는지 물어봤고,

가장 많이 쓰는 재료나 프로젝트 및 실험 기법이 소개될 때

바로 그 기법에 대한 내용이

내 연구주제로 연결될 수 있게끔 하여

자연스러운 프리젠테이션이 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는 나의 연구 역량이

어떤 specific 한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너네와 많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4시가 살짝 지나

conference room 예약 시간이 끝나서

자연스럽게 종료가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10명의 팀원들 중

결국 돌아가면서 하나 이상의 질문을 할텐데

그 사람이 했던 질문 키워드를 중점으로 쉽게 이름이나 이미지를 연결시킬 수 있었고,

답변을 할 때도

그 사람과 아이컨텍트를 분명히 하여

자신감 있으면서

나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1층까지

전화 면접 담당자와

다른 팀원 한 분이 

배웅해주셨는데요.

 

간단한 학교 생활과

개인적인 내용들에 대해서

가벼운 대화를 했습니다.

 

면접 이후

면접이 끝나고, 

전화 인터뷰에서는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워서

감사 이메일을 바로 보냈습니다.

 

답장은 오지 않았지만,

원래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으니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너무 신경쓰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면접을 보고 나서

사실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요.

 

제가 면접 이후

언제쯤 결과를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지를 않아서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6월 12일에 발표를 했는데

2주일이 지난

6월 27일까지 통보를 받지 못해서

저는 떨어졌다고 생각할 정도로

많이 마음을 비웠었습니다.

 

말이 2주일이지…

사실 면접 다음날부터

결과가 언제 올지 너무 궁금하고

신경이 쓰여서 

정말 남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2주일 뒤에 

너무 궁금해서 

전화 면접했던 분께 

아주 조심스럽고 예의바르게

결과에 대해 물어봤는데

몇 시간 뒤에 

아직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기다려달라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로도 일주일이 넘게 지나도록

답변을 받지 못했는데요.

 

만약에 

미국에서 면접을 보신 분들께서

이러한 상황이 있다면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충분히 기다리시면 좋겠습니다.

 

그분들이 워낙 바쁘고

자기의 여유시간을 쪼개서

채용을 담당하다보니

한국과 같이 체계적인 채용 시스템과는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공채가 없고

상시채용이며,

팀원들이 직접 자기와 일할 사람을 채용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이 조금 다양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직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들리는 말로는

떨어지는 경우에는

그래도 통보가 빨리 온다고 하니

오랜 시간 동안 

결과를 받지 못했다면,

아직 시간이 걸리나보다…하면서 기다리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다행히

저는 7월 3일에

(약 3주일 이상이 지난 이후)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정말 길고 힘들었던 기다림이었습니다.)

 

이메일에는

저의 담당 메니저가 cc 되어 있었고,

다음 면접 시간을 잡기 위해 

직접 연락해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또한 왜이렇게 

지연되었는지 내부적인 상황도 

가볍게 언급해주셨습니다.

 

제가 감사 이메일을 보내자마자

바로 매니저를 소개해주는 이메일을 다시 받았고,

이제는 매니저와 연락을 직접적으로 주고 받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프리젠테이션 인터뷰도 잘 마무리했습니다.

이젠 개별 면접 단계로 넘어갔고,

제 매니저와 연락하여 

면접 일자를 다시 잡았습니다.

전화 인터뷰 -> 프리젠테이션 -> 개별 면접

6월 12일 면접을 보고 나서

3주일 뒤(7월 3일)에 결과를 받았고,

그 이후 1주일 뒤인

7월 9일에 

다시 개별 면접 일자가 잡혔습니다.

 

이번 장소는

실험실인 Infinite Loop 이었고,

애플 파크 때와 마찬가지로

invitation 을 받았습니다.

 

애플의 경우

인터뷰를 위한

교통비 등을 다 제공해줍니다.

 

다만 저는 Bay Area 에 있어서

그런 비용은 괜찮다고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모든 채용 프로세스가

한국처럼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와 같이 일하는

다른 인턴은

스카이프로 면접 한 번만에 

채용이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나에게 벌어지는

상황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오히려 나를 지치게 하고

부담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항상 나 스스로를 믿고

내가 여태까지 살아오고

배워왔던 나 자신을

과감없이 보여준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5월 5일에 시작했던

인턴 기회가

벌써 2달이나 지났는데

사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었습니다.

 

그 기간이 다소 길 수도 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하던 일을 열심히 하면서

(평소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틈틈이 면접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미국에서 취업 준비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통해

전반적인 분위기나 문화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면접자에 따라

팀에 따라…

전혀 다른 프로세스로 진행될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1. 전화 인터뷰
  2. 프리젠테이션 인터뷰

이후에 진행된

개별 면접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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