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 신청하기

[갓준표 멘토링 시간 공지]

2023년 5월 ~ 현재: 금요일 23시 (한국시간 기준)

2022년 8월 ~ 2023년 5월: 토요일 14시 (한국시간 기준)

2020년 8월 ~ 2022년 7월: 금요일 22시 (한국시간 기준)

대학원과 취업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작성자
jwy
작성일
2020-05-20 06:09
조회
1296
저는 현재 기계공학과 학부생 3학년입니다. 현재 진로 첫 선택을 석사 대학원 진학과 취업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할 지 고민하고 잇습니다.

최근까지도 대학원, 공기업, 사기업 등 어떤 것을 선택해야할지 많이 고민 했습니다. 제가 그나마 할 수 있었던 것이 수학,  물리였고 순수학문보다는 응용 학문이 맞아서 기계공학 공부를 하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3학년이 되었는데도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겁니다.

대학원은 관심있는 특정 분야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렇게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많이 들어서 제가 열, 유체에 원래부터 관심이 있었고 요즘은 생체 전달과 같은 특정 분야에 관심은 생기고 있으나, 제가 성공적인 대학원 생활을 할지 미지수인 것 같습니다. 실패를 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대학원 생활이 실패하면 그로인한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리고 자세하게 가정사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요즘 스트레스가 많아서 자립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그래서 대학원보다는 취업을 하는게 자립하는데 도움이 되고 상황이 1차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결론을 지어 놓았는데 어제 학교 교수님께 상담을 받고 많이 흔들렸습니다.

교수님꼐서 문진서를 쭉 읽으시고는 성적하고 제 성향을 보시면서 교수님께서는 취업과 대학원에는 적합한 성향이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봤을 때는 제가 대학원에 성향이 맞다고 대학원을 추천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교수님께서 자신이 대학생 때무터  대학원을 거쳐 교수가 되기 까지의 과정을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교수님께서도 저와 같은 어려운 상황이 있었고 우연한 선택도 많았지만 지금은 잘 살고 있다고요.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존경심이 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교수님은 저보다 똑똑하신 분이시고 의지가 확고하신 분이라 성공하실 수밖에 없다고 생각 했습니다. 교수님과 저는 다르니까요. 저는 이미 대학교 교수가 되기가 얼마나 어렵고 물론 다른 분야도 있겠지만 연구와 관련해서 제가 이에 대해서 끝까지 할 수 있을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제 성향이 취업보다는 대학원이 더 적합하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항상 공부하는 내용을 씻을 때도 잘때도 계속 골똘히 생각해보고 그래요.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진심으로 취업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자립하고 안정이 되고 싶어서 취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마음이 굳세지 못하다보니 처음부터 대학원을 가면 제 마음이 편치 못할 것 같습니다. 학교 교수님께서는 자신은 마이웨이로 마음대로 살았다고 하셨지만 저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이 불편해서 제대로 대학원 생활을 성취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은 확신도 들지 않고 미래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 대학원은 좀 미뤄두고 일단은 취업을 목표로 뒤돌아 보지 않고 가보려 합니다. 그동안 재수, 전과 너무 많은 우회로를 겪어서 더이상은 불확실한 미래에 뛰어 들지를 못하겠어요. 취업이라고 미래가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취업 시기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아직은 제가 대학원이 절실한 것 같지 않아요. 만약 처음부터 대학원을 간다면 약간 회피적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권준표 멘토님이 얘기 하신 것처럼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사실 궁금했던 것은 멘토님께서 원래 회사 취업을 하셨다가 나중에 대학원을 진학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미 경험을 하셔서 느낀 것이 좀 더 구체적으로 궁금했습니다. 위와 같은 진로를 밟으시면서 좋으셨던거나 후회하신게 있다면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진로에 대한 저의 노력이 너무나 부족해서 방학 때 대학원 인턴을 경험해 볼까 하는데, 이러면 나중에 취업할 때 이런 내용을 쓰게되면 마이너스가 될까요? 제가 시간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서 경험해볼 것도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전체 2

  • 2020-05-20 08:09

    아직 제가 많은 시간을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감히 지난 인생을 돌이켜보면 끊임없는 두려움과 고민 속에서 매번 무언가를 고통스럽게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 선택, 대학원 선택, 회사 선택, 결혼 선택 등등 정말 살면서 많은 고민과 걱정을 하죠. 10대, 20대를 지나 30대를 이렇게 걷고 있는데 아직도 선택할 일들은 너무나도 많고, 그 과정들은 정말 심히 두렵고 힘들고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그나마 한 가지 조금 나아지는 게 있다면, 무슨 선택을 했든 간에 그냥 저냥 행복하게 잘 살아진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때문에 항상 신중하게 고민은 하되 그 과정을 괴롭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즐길 수 있다면 낫지 않을까 하는 제안을 먼저 조심스럽게 드려봅니다.

    학생분의 질문 내용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
    - 자립하고 싶은데 대학원/취업 중에서 고민
    - 취업이 대학원보다는 자립하는 데에 적합하다고 생각.

    내가 대학원 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혹은 대학원이 취업보다 더 안 좋은 선택인 이유)
    - 기계공학 공부는 괜찮으나 특정 분야에 대한 연구 동기가 약함.
    - 생체 전달 분야에 관심은 있으나 분야에 대한 확신이 없음.
    - 실패할 경우 기회비용 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생각.
    - 교수님께서는 자기가 대학원 성향에 부합하다고 하셨지만, 자기의 능력과 의지를 주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용기가 나지 않음.
    -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있음.
    - 그리고 자기의 성향이 대학원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함.
    - 그러나 (지난 경험 때문인지) 불확실한 상황에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음.

    학생분께서는 자립을 위해 대학원과 취업 중에서 고민을 하고 계십니다. 최근 본인의 성향이 대학원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학교 교수님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스스로도 어느 정도 그런 성향을 알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계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학원 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이것 저것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이것들은 대학원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충분히 할 법한 고민인 것 같습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신이 아닌 이상, 학생분에게 좋은 선택은 이것이다고 정답을 얘기할 능력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질문 주신 것처럼 제 얘기를 좀 드리면 아마 고민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여 저도 용기내서 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학부 시절에 대학원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대학원 보다는 취업을 권장하셨습니다. 저는 대학원에 대한 강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기 보다는 그냥 공부를 나름 즐겨 했던 성향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회사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지, 내가 배운 지식이 현장에서는 어떻게 쓰이는지가 더 궁금했던 것 같고, 대학원을 지원하기 보다는 취업을 선택하여 준비했습니다. 당시에도 취업은 정말 어려웠지만 다행히 좋은 회사에 취업할 수 있어서 회사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회사 생활을 나름 열심히 즐기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회식도 나름 잘 즐기는 편이고, 일도 열심히 배웠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전문성을 얻기에 충분한 직군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년 안에 퇴사할 수 있었던 강한 이유가 2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근무지 문제였고, 두 번째는 발전 가능성의 문제였습니다. 그 외에도 자잘 자잘한 이유는 엄청나게 많았지만 가장 큰 2 가지 이유를 고르자면 위와 같이 말할 것 같습니다.

    저는 경기도에서 계속 살아왔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타 지역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해 나름의 고충이 있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플랜트 직업으로 계속 일해도 분명히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을 겁니다. 승진도 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많은 성장 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좀 더 넓은 세계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한번 사는 인생인데 굳이 한국에서만 사회활동을 하고 싶지 않았고, 더 넓은 세계에서 더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해외로 취업하는 것 또는 유학을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해외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해외 학위가 필요할 것 같았고, 취업보다는 학부 시절에 고민했었던 대학원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을 간다고 하면 미국으로 가고 싶었는데 제가 학부 시절에 아무런 연구 경험이나 대학원 관련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바로 유학은 사실상 불가능한 옵션이었습니다. 만약 미국 박사 유학을 간다고 하더라도 대학원 생활에 대한 훈련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국내에서 석사를 하면서 연구에 관한 훈련과 더불어 나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퇴사를 하고 국내 대학원 석사 과정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은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일 전에 말한 것과 같이 너무 힘들어서 제주도로 10일 정도 홀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지난 멘토링 참조하세요.)

    다행히 석사 과정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고 운이 좋아서 지금의 박사과정의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연구를 엄청 잘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연구를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가 꼭 명석한 두뇌와 반짝이는 인사이트, 완벽한 손기술에만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스킬, 글쓰는 능력,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는 설득력과 과감한 도전 정신 등 너무도 많은 것들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적당하게 그냥 열심히 박사과정을 지내고 있습니다. 박사과정 중 하고 있는 회사 인턴도 나름 즐겁게 배우면서 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잘한다는 생각보다는 매사 최선을 다한다는 간절한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석사과정 중에 경제적인 부분은 어떻게 해결했냐는 질문이 있을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모은 돈이 약 천만원 정도 있었고, 제 연구실은 등록금 미포함 월급을 어느 정도 주는 랩이었기 때문에 등록금 정도는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집에서 통학을 할 수 있어서 월세는 낼 필요가 없었고, 생활비는 열심히 과외를 하며 벌었습니다. 마지막 학기에는 감사하게 외부 장학금을 받기도 했고, 부모님께는 한 푼도 받지 않았습니다. 제가 솔직히 말하면 자취를 하는 학생들이 (기숙사 없이) 어떻게 경제적인 부담없이 대학원을 다닐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는 학교 또는 나아가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실을 선택할 때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난 멘토링 참조) 그냥 아무 생각없이 가장 재밌게 공부했던 진동을 공부하는 연구실을 선택했습니다. 그냥 진동학이 가장 재미있었을 뿐 당시 랩이 하고 있는 정확한 연구 주제에 대해서는 잘 몰랐었습니다. 그러나 석사 과정을 하면서 교수님과 선, 후배님들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정말 재미있게 연구와 공부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연구의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연구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논문은 어떻게 작성하고, 실험은 어떻게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과정에 대해서 경험하고 훈련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은 버클리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박사과정 하는 동안 더 많이 배우기도 했지만, 그 때의 경험이 아주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 얘기가 좀 길었습니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나를 이끄는 대로 그렇게 선택하시면 됩니다. 그런 이유로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 학부시절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가 되겠습니다.

    학생분께서 말씀하신 것을 계속 읽어보면, 대학원은 하고 싶긴 한데 영 자신은 없기도 하고, 대학원이 자기에게 맞지 않는 이유를 찾으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려고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괜찮습니다. 저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고민합니다. 그리고 취업이 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면 취업을 준비해보시면 됩니다. 사실 대학원은 회사 생활을 하고 나서 좀 더 내가 하고 싶은 공부 분야를 찾은 이후에 진학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회사 생활을 해본 학생들이 대학원 생활도 열심히 하는 경우도 있고, 사회 생활을 통한 여러 인사이트도 연구 중에 많이 발현되기도 합니다. 또한 개인적인 생각인데 회사에서 신입사원 역할은 살면서 한 번만 헤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동기들과 술도 마시고, 장기자랑 연습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상사 욕도 하면서 일 배우는 생활은 나름 살면서 해볼만한 매우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나이를 생각하라고 하는데, 전 나이는 정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버클리에 저랑 같이 박사과정 하는 친구 중에 21살 중국애가 있습니다. 제 대학원 인생은 이미 망한 걸까요? 저는 인생을 시계에 자주 비유하곤 하는데요. 우리가 대략 90살 정도 산다고 가정하고, 그 인생의 기간을 하루 24시간으로 바꿔보면 지금 우리 나이의 평균인 30살 정도는 대략 24/90*30 이니까 대충 아침 8시네요. 누군가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을 시간입니다. 저는 나이는 정말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내가 선택해서 하는데 타인의 생각 또는 집단의 분위기에 좌우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대학원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취업을 더 하고 싶으시면 그렇게 선택하셔도 돼요. 만약에 해봤는데 다른 길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되면 또 그때 다시 돌아가시면 돼요. 인생에는 정답이 없어요. 그리고 마치 레이스 하듯이 가장 최단거리로 누구보다도 빠르게 갈 필요도 없어요. 그냥 내가 하고싶은 대로 내가 행복한 길을 찾아 선택하시면 돼요. 단,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고민 많이 해보셔야 합니다. 깊은 고민과 주관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우왕좌왕하는 선택은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꼴이 되어 버려요. 가슴은 뜨겁고 머리는 차갑게,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고민해보세요.

    마지막에 질문하신 것 중에 제가 진로를 밟으면서 좋았던 거나 후회한 게 있다면 무엇인지 물어보셨는데요. 제가 예를 들어 과학고-카이스트-정출연-석사-박사 이런 식으로 긴 연구 경력이 있는 친구들 보면 긴 연구 경력에서 나오는 지식과 지혜가 매우 부럽긴 합니다. 저도 그냥 애초에 한 우물만 깊게 파서 연구를 업으로 사는 일만 했다면 진로에 대한 고민도 (어쩔 수 없이) 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렇지만 제가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만날 수 있는 거라 생각해서 후회는 없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 언급을 하긴 했지만 개인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인데 읽으시면서 깊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운 분들은 그만큼 장학금 기회도 많고, 도움 주실 분들도 많을 겁니다. 정말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하는 상황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취업을 위해서 대학원을 고민하는 경우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데요. 요즘 취업 트렌드가 아무리 바뀐다고 해도 취업을 위해서 대학원을 선택하거나 취업에 실패하여 대학원을 선택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모든 일을 선택할 때 그 선택의 본질과 자기의 가치를 치밀하게 고민해서 오로지 나의 행복을 기준으로 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말하지만, 저는 제가 이런 길을 걸을 지 학부 시절 또는 회사를 나오면서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계획한대로 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제 커리어 중 제가 의도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범사에 감사하고, 작은 것에 행복하고, 누군가가 물었을 때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하고 포장하는 것이지, 절대 제 뜻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삶에는 정답이 없고, 그저 자기의 분수를 알고 현 상황에 만족하며 행복할 줄 아는 것이 진짜 성공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좀더 치밀하게 고민했다면 더 잘 될 수도 있었을 것이고, 아니면 제가 누군가보다 훨씬 똑똑했기 때문에 이렇게 잘 된 것일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저는 연구 열심히 하고, 일 열심히 하고, 강의 열심히 하고, 여러분들과 소통 열심히 하면서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고 있을 뿐입니다. 먼 훗날 제 인생이 정말 객관적으로 성공한 인생이 된다면 자신 있게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이 답이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하지만 사실 성공 자체에는 큰 욕심이 없고, 그냥 제가 제 상황에 행복하고, 계속 최선을 다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부족한 제 긴 답변을 읽어줘서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남들은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을 혐오하지만, 전 꽤 좋은 말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는 말고 이 또한 살면서 한 번 찾아오는 과정이니 즐기시길 바랍니다.


  • 2020-05-20 08:43

    이렇게 장문으로 답해주실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아요.
    어떻게 방향을 정해야 할지 마음 먹었고 더 이상 후회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동안 정말 많은 우회를 겪고 남들보다 약간씩 늦었지만 그러한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것 같아요.
    최대한 여러 경험을 해보고 앞으로는 제 선택에 후회하지 않으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 저는 기계과에서 공부한 사람으로서 학부, 취업 준비, 대학원 생활, 유학 준비, 미국 취업 등 많은 것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 그런 일련의 과정들을 겪으면서 제가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정보의 폐쇄성”이었습니다.
  • 평소에 선배들을 많이 알고 있는 친구들이 취업, 인턴, 대학원 등을 쉽게 준비할 수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정보의 중요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러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 최소한 제 강의를 듣는 기계공학도끼리는 서로 궁금한 점, 고민, 정보 등을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내가 궁금한 것은 남들도 궁금해 합니다. 부끄러워마시고 편하게 고민을 나눠주세요.